«유물시선»은 한국의 여러 유물을 '재질'별로 묶어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유물시선 - 돌»입니다. 한국 유물 중에서 돌로 된 유물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왜 이런 모양으로 조각하게 되었을까. 돌에 글씨를 새긴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하필 돌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후대 사람들에게 발견된 걸까. 돌마다 모습도, 감촉도 다른 것처럼 품은 이야기들도 다 다릅니다.
목차
한국 역사의 첫 장을 연 유물은? - 작은 돌날몸돌
좋아요에 감동한 부처님 - 석가탑과 다보탑
두 손 꼭 잡고 나란히 앉은 부처님 - 발해 이불병좌상
너를 천 년 동안 지켜줄게 - 무령왕릉 진묘수
우리가 우리 것을 몰라본 사연 - 광개토대왕릉비
크리스마스 이브의 발견 - 반구대 암각화
중국으로 날아간 이차돈의 목 - 이차돈 순교비
세조의 옷자락을 끌어당긴 고양이 - 상원사 고양이석상
역사 이래 이런 도상은 없었다 - 서산 마애삼존불과 태안 마애삼존불
백제의 상징에 새겨진 멸망의 역사 - 정림사지 오층석탑
책속의 문장
그동안 어떤 시대에 대해, 주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역사책을 펼치셨나요?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 유물을 만져본다면?’이라는 상상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남은 ‘돌’ 유물을 만진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6쪽)
이 책의 첫 장을 연 ‘석장리 돌날몸돌’은 아주 작고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제게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가왔던 유물입니다. 토마스 쿤의 책을 읽게 한 그 친구는 제 아내가 되었고, 그 책은 틀을 깨는 제 학문의 방향을 결정해 주었습니다. 『유물시선-돌』은 그 연장선상에서 태어난 책입니다. 딸과 함께 써서 이메일로 보낸 편지를 모은 책이며, 단단한 돌처럼 단단한 틀을 깨는 해석을 담았습니다. 자, 이제 첫 장을 열고 돌을 깨러 가볼까요. (11쪽)
역사의 시작인 구석기실부터 들어가 볼까요. 그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유물은 아마 ‘주먹도끼’일 것입니다. 주먹도끼는 전시실 입구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전시실 초입에 있어서 주위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모여듭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여러분이 구석기실을 보고 나왔더라도 100% 무심코 지나쳤을 어떤 유물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17쪽)
사람은 감동하면 벌떡 일어나기도, 발을 동동 구르기도, 손을 높이 들기도 합니다. 석가가 설법하자 온 세상이 감동했습니다. 석가의 설법은 이 세계뿐 아니라 땅속 세계도 감동하게 했지요.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땅속 세계가 땅 위로 솟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좋아요’ 엄지척을 올리듯 수많은 탑이 솟아났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이 솟아오른 탑이 다보탑입니다. 『법화경』 중 「견보탑품」 부분에는 이 상황을 더욱 신비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35~36쪽)
전륜성왕을 자처하며 사방으로 수레를 몰던 발해의 문왕이 마지막으로 정착한 동경에서 이불병좌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두 불상이 마주 잡은 손에는 모든 백성이 손에 손잡고 부처님 나라를 만들자는 문왕의 꿈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요. 발해가 강성하여 큰 영토를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여러 종족이 힘을 합쳤기 때문입니다. 마주 잡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에서 그 힘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68쪽)
무덤에 진묘수를 두고, 진묘수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린 것은 중국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것까지 따라 하다니 자존심이 상하셨나요? 그러나 저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석수를 만들지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야 무덤을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무섭게 만들 수도 있고,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백제는 부드러움을 택했습니다. 귀엽게 만들었습니다. 도굴꾼들도 진묘수의 자태를 보면 ‘짜식!’ 한마디하고 돌아가지 않았을까요. (81쪽)
광개토대왕릉비를 우리보다 먼저 발견한 이는 일본군의 어떤 중위였습니다. 그는 비석의 탁본을 일본 참모본부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비석 연구는 일본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몰라봤던 업보였습니다. (95쪽)
«유물시선»은 한국의 여러 유물을 '재질'별로 묶어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유물시선 - 돌»입니다. 한국 유물 중에서 돌로 된 유물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왜 이런 모양으로 조각하게 되었을까. 돌에 글씨를 새긴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하필 돌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후대 사람들에게 발견된 걸까. 돌마다 모습도, 감촉도 다른 것처럼 품은 이야기들도 다 다릅니다.
목차
한국 역사의 첫 장을 연 유물은? - 작은 돌날몸돌
좋아요에 감동한 부처님 - 석가탑과 다보탑
두 손 꼭 잡고 나란히 앉은 부처님 - 발해 이불병좌상
너를 천 년 동안 지켜줄게 - 무령왕릉 진묘수
우리가 우리 것을 몰라본 사연 - 광개토대왕릉비
크리스마스 이브의 발견 - 반구대 암각화
중국으로 날아간 이차돈의 목 - 이차돈 순교비
세조의 옷자락을 끌어당긴 고양이 - 상원사 고양이석상
역사 이래 이런 도상은 없었다 - 서산 마애삼존불과 태안 마애삼존불
백제의 상징에 새겨진 멸망의 역사 - 정림사지 오층석탑
책속의 문장
그동안 어떤 시대에 대해, 주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역사책을 펼치셨나요?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 유물을 만져본다면?’이라는 상상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남은 ‘돌’ 유물을 만진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6쪽)
이 책의 첫 장을 연 ‘석장리 돌날몸돌’은 아주 작고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제게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가왔던 유물입니다. 토마스 쿤의 책을 읽게 한 그 친구는 제 아내가 되었고, 그 책은 틀을 깨는 제 학문의 방향을 결정해 주었습니다. 『유물시선-돌』은 그 연장선상에서 태어난 책입니다. 딸과 함께 써서 이메일로 보낸 편지를 모은 책이며, 단단한 돌처럼 단단한 틀을 깨는 해석을 담았습니다. 자, 이제 첫 장을 열고 돌을 깨러 가볼까요. (11쪽)
역사의 시작인 구석기실부터 들어가 볼까요. 그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유물은 아마 ‘주먹도끼’일 것입니다. 주먹도끼는 전시실 입구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전시실 초입에 있어서 주위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모여듭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여러분이 구석기실을 보고 나왔더라도 100% 무심코 지나쳤을 어떤 유물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17쪽)
사람은 감동하면 벌떡 일어나기도, 발을 동동 구르기도, 손을 높이 들기도 합니다. 석가가 설법하자 온 세상이 감동했습니다. 석가의 설법은 이 세계뿐 아니라 땅속 세계도 감동하게 했지요.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땅속 세계가 땅 위로 솟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좋아요’ 엄지척을 올리듯 수많은 탑이 솟아났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이 솟아오른 탑이 다보탑입니다. 『법화경』 중 「견보탑품」 부분에는 이 상황을 더욱 신비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35~36쪽)
전륜성왕을 자처하며 사방으로 수레를 몰던 발해의 문왕이 마지막으로 정착한 동경에서 이불병좌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두 불상이 마주 잡은 손에는 모든 백성이 손에 손잡고 부처님 나라를 만들자는 문왕의 꿈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요. 발해가 강성하여 큰 영토를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여러 종족이 힘을 합쳤기 때문입니다. 마주 잡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에서 그 힘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68쪽)
무덤에 진묘수를 두고, 진묘수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린 것은 중국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것까지 따라 하다니 자존심이 상하셨나요? 그러나 저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석수를 만들지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야 무덤을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무섭게 만들 수도 있고,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백제는 부드러움을 택했습니다. 귀엽게 만들었습니다. 도굴꾼들도 진묘수의 자태를 보면 ‘짜식!’ 한마디하고 돌아가지 않았을까요. (81쪽)
광개토대왕릉비를 우리보다 먼저 발견한 이는 일본군의 어떤 중위였습니다. 그는 비석의 탁본을 일본 참모본부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비석 연구는 일본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몰라봤던 업보였습니다.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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