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아름다움을 지켜온 사람들, 지난 20년간의 기록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생각하면 옛것 그대로 보존하는, 어쩐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는 전통문화가 현대인의 일상생활 속에서 더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함을 방증하는 건 아닐지. 아름지기는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소외되고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두루 보살피는 비영리 민간 재단으로 옛것을 지키는 것은 물론 현대에도 ‘이어나갈 방법’을 궁리하는 집단이다.
‘잇는다(Connecting)’의 사전적 의미에서 알 수 있듯 아름지기는 전통과 현대의 두 끝을 맞대어 붙이고 그 연결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활동했다. <CONNECTING>은 아름지기가 이룩한 다채로운 ‘연결’을 살피고 그 여정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기록한 책이다. 또한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이 또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우리 문화유산을 현재에도 살아 숨 쉬게 하는 힘, CONNECTING
아름지기의 사업에서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매달 궁궐에 찾아가 청소했던 일은 아름지기의 진정성을 드러내어 궁궐 외부뿐만 아니라 궁궐의 내부를 채우는 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창덕궁 연경당 내부 수리사업과 낙선재 조경 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며 전각 내부를 정비하고 살아 숨 쉬는 궁궐의 모습을 되살리는 일을 도맡게 됐다. 여러 분야의 장인,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국립고궁박물관 등의 수장고에서 유물을 실견하고 만져보며 새로운 작업 방식을 연구했다.
아름지기가 오래된 한옥들을 리모델링한 것은 맥이 끊긴 전통을 오늘날과 이어주는 상징적인 사업이었다. 안국동3번지에 있던 허물어져 가던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름지기의 사옥으로 기능하게 만들고 함양의 고택을 단장해 특색 있는 다이닝을 갖춘 숙박시설로 운영했던 것은 한옥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면서 동시에 한옥의 쓸모를 찾는 방법을 널리 퍼뜨린 계기가 됐다.
광화문 앞을 지나면 젊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한옥으로 된 카페, 주민센터, 호텔 등 20년 전 아름지기가 꿈꿔온 일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해외 유수의 갤러리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두루 알리고 문화유산을 보살피는 하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등 큰일을 해낸 지금에도 신연균 이사장은 “비영리단체인 아름지기의 초심은 여전히 궁궐의 먼지를 닦아내던 소박함에 있다”라고 말한다. 가까운 일상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이 존재하게 하는 힘은 작고 소박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아름지기가 지금껏 전통을 보듬고 동시대에도 여전히 생동하는 존재로 만들었듯 <CONNECTING>을 통해 앞으로도 새로운 연결이 이어지길 바란다.
목차
PUBLISHER’S LETTER
다음 20년의 첫걸음을 여는 이야기
EXECUTIVE ADVISER’S LETTER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7
STORY OF ARUMJIGI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29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77
PASS THE MAT
채우고 나누다
133
INTERVIEW
아름지기 이사장 인터뷰
141
PASS THE BATON
퍼지다
161
2001-2021
ARCHIVE OF ARUMJIGI
책 속의 문장
우리 사회에서 아름지기는 참으로 필요한 존재이고 앞으로도 필요할, 우리에게 주는 큰 힘을 가진 곳입니다. 정조대왕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화성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던 정조대왕께 신하들이 말했습니다. “무릇 성이란 튼튼하기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왜 자꾸 아름답게 만드시려고 고생을 하십니까?” 그때 정조대왕이 말씀하시길 “어리석은 자들아, 튼튼한 것이 힘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 5쪽, EXECUTIVE ADVISER’S LETTER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아름지기 고문 이어령
“아름지기는 전통 속의 현대를, 현대 속의 전통을 느끼게 해주는 큰 배움터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다하고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문화를 지켜나가는 단체의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앞으로의 아름지기를 그리며, 다음 20년의 활동에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관심과 사랑이 아름지기의 큰 원동력입니다.” – 34쪽,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아름지기 운영위원 이운경
“방문객이 안국동한옥을 찬찬히 둘러보고는 ‘시골에 조그만 집이 한 채 있는데 그 집을 이렇게 보수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을 때, 우리는 벌써 이 땅 어딘가에 한옥 한 채가 새로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한 양 반가워집니다.” – 42쪽,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아름지기 고문 정민자
영국의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수지 멩키스Suzy Menkes는 《보그》 영국판 온라인 기사로 전시를 자세히 소개했는데, “K-팝, 강남 스타일, 서울 패션 위크 때보다 한국 패션에 대해 더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현대적 방식 안에 남녀 의복 스타일이 서로 융합된 것 같았다”라고 적었다. 전통이 현대로 이어지는 놀라운 젠더리스 감각을 언급한 것이다. – 152쪽, PASS THE BATON 퍼지다.
묵묵히 아름다움을 지켜온 사람들, 지난 20년간의 기록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생각하면 옛것 그대로 보존하는, 어쩐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는 전통문화가 현대인의 일상생활 속에서 더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함을 방증하는 건 아닐지. 아름지기는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소외되고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두루 보살피는 비영리 민간 재단으로 옛것을 지키는 것은 물론 현대에도 ‘이어나갈 방법’을 궁리하는 집단이다.
‘잇는다(Connecting)’의 사전적 의미에서 알 수 있듯 아름지기는 전통과 현대의 두 끝을 맞대어 붙이고 그 연결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활동했다. <CONNECTING>은 아름지기가 이룩한 다채로운 ‘연결’을 살피고 그 여정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기록한 책이다. 또한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이 또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우리 문화유산을 현재에도 살아 숨 쉬게 하는 힘, CONNECTING
아름지기의 사업에서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매달 궁궐에 찾아가 청소했던 일은 아름지기의 진정성을 드러내어 궁궐 외부뿐만 아니라 궁궐의 내부를 채우는 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창덕궁 연경당 내부 수리사업과 낙선재 조경 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며 전각 내부를 정비하고 살아 숨 쉬는 궁궐의 모습을 되살리는 일을 도맡게 됐다. 여러 분야의 장인,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국립고궁박물관 등의 수장고에서 유물을 실견하고 만져보며 새로운 작업 방식을 연구했다.
아름지기가 오래된 한옥들을 리모델링한 것은 맥이 끊긴 전통을 오늘날과 이어주는 상징적인 사업이었다. 안국동3번지에 있던 허물어져 가던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름지기의 사옥으로 기능하게 만들고 함양의 고택을 단장해 특색 있는 다이닝을 갖춘 숙박시설로 운영했던 것은 한옥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면서 동시에 한옥의 쓸모를 찾는 방법을 널리 퍼뜨린 계기가 됐다.
광화문 앞을 지나면 젊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한옥으로 된 카페, 주민센터, 호텔 등 20년 전 아름지기가 꿈꿔온 일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해외 유수의 갤러리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두루 알리고 문화유산을 보살피는 하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등 큰일을 해낸 지금에도 신연균 이사장은 “비영리단체인 아름지기의 초심은 여전히 궁궐의 먼지를 닦아내던 소박함에 있다”라고 말한다. 가까운 일상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이 존재하게 하는 힘은 작고 소박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아름지기가 지금껏 전통을 보듬고 동시대에도 여전히 생동하는 존재로 만들었듯 <CONNECTING>을 통해 앞으로도 새로운 연결이 이어지길 바란다.
목차
PUBLISHER’S LETTER
다음 20년의 첫걸음을 여는 이야기
EXECUTIVE ADVISER’S LETTER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7
STORY OF ARUMJIGI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29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77
PASS THE MAT
채우고 나누다
133
INTERVIEW
아름지기 이사장 인터뷰
141
PASS THE BATON
퍼지다
161
2001-2021
ARCHIVE OF ARUMJIGI
책 속의 문장
우리 사회에서 아름지기는 참으로 필요한 존재이고 앞으로도 필요할, 우리에게 주는 큰 힘을 가진 곳입니다. 정조대왕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화성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던 정조대왕께 신하들이 말했습니다. “무릇 성이란 튼튼하기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왜 자꾸 아름답게 만드시려고 고생을 하십니까?” 그때 정조대왕이 말씀하시길 “어리석은 자들아, 튼튼한 것이 힘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 5쪽, EXECUTIVE ADVISER’S LETTER 아름다운 것이 힘이니라, 아름지기 고문 이어령
“아름지기는 전통 속의 현대를, 현대 속의 전통을 느끼게 해주는 큰 배움터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다하고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문화를 지켜나가는 단체의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앞으로의 아름지기를 그리며, 다음 20년의 활동에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관심과 사랑이 아름지기의 큰 원동력입니다.” – 34쪽,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아름지기 운영위원 이운경
“방문객이 안국동한옥을 찬찬히 둘러보고는 ‘시골에 조그만 집이 한 채 있는데 그 집을 이렇게 보수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을 때, 우리는 벌써 이 땅 어딘가에 한옥 한 채가 새로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한 양 반가워집니다.” – 42쪽, PASS THE MOP 드러내고 마련하다, 아름지기 고문 정민자
영국의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수지 멩키스Suzy Menkes는 《보그》 영국판 온라인 기사로 전시를 자세히 소개했는데, “K-팝, 강남 스타일, 서울 패션 위크 때보다 한국 패션에 대해 더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현대적 방식 안에 남녀 의복 스타일이 서로 융합된 것 같았다”라고 적었다. 전통이 현대로 이어지는 놀라운 젠더리스 감각을 언급한 것이다. – 152쪽, PASS THE BATON 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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