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사랑의 눈으로 포착한 예술적인 순간들
2024 조선일보 미술비평 당선자 김지연의 예술 에세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읽는 이보다 앞서지 않고,
예술 작품의 뒤꽁무니를 쫓지 않는다는 점이다.“ -황인찬 시인
스물 넷, 원고지 25매의 글을 한 매체에 기고하면서 ‘쓰는 사람 김지연’의 삶이 시작되었다. 이후 10여 년 동안 전시 서문 등 미술에 관한 글과 도시문화 비평을 쓰며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신작 『등을 쓰다듬는 사람』에서는 예술적 순간을 일상과 한 데 아우르며,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탁월한 시선을 보여준다. 더불어 날 선 칼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작품과 작업자를 바라보며, “이상함을 사랑하는 일”이 비평가의 일임을 선명히 밝힌다.
『등을 쓰다듬는 사람』은 자기만의 집을 짓는 예술가들, 그들과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 모두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것이다.
책속의 문장
예술 작품에 관해 쓰는 일은 작품 이전에 존재하던 것들에 닿으려고 애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가 전하는 언어는 작품의 얼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드리운 그림자에도 있다. 때로는 얼굴의 표정보다 그림자의 명암이 더 진하다. 11~12쪽
비평이란 칼을 들어 대상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비평은 의미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이다. 날 선 칼보다는 구체적인 사랑의 눈이 더 필요하다. 13쪽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은 나의 세계 안에서 선명한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된다. 이름 부르기는 바깥에 있던 타자를 불러와서 우리의 두 세계를 연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34쪽
살면서 큰 행운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작은 행운은 생각보다 넓고 가볍게 산재해 있어서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발견하는 건 그런 일이다. 그리고 예술 작품은 곳곳의 행운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174~175쪽
작품을 볼 때마다 뒤에 가려진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그것을 만든 사람의 애쓰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렇게 그림의 등을 지켜보며, 지금 목격한 아름다움의 다음 장면이 펼쳐지기를 기다린다. 일할 때 혼자 느끼는 비밀스러운 기쁨이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곁에 머무는 다정, 등을 쓰다듬는 애틋함, 기꺼이 기다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마음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배웠다. 182쪽
끈질긴 사랑의 눈으로 포착한 예술적인 순간들
2024 조선일보 미술비평 당선자 김지연의 예술 에세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읽는 이보다 앞서지 않고,
예술 작품의 뒤꽁무니를 쫓지 않는다는 점이다.“ -황인찬 시인
스물 넷, 원고지 25매의 글을 한 매체에 기고하면서 ‘쓰는 사람 김지연’의 삶이 시작되었다. 이후 10여 년 동안 전시 서문 등 미술에 관한 글과 도시문화 비평을 쓰며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신작 『등을 쓰다듬는 사람』에서는 예술적 순간을 일상과 한 데 아우르며,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탁월한 시선을 보여준다. 더불어 날 선 칼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작품과 작업자를 바라보며, “이상함을 사랑하는 일”이 비평가의 일임을 선명히 밝힌다.
『등을 쓰다듬는 사람』은 자기만의 집을 짓는 예술가들, 그들과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 모두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것이다.
책속의 문장
예술 작품에 관해 쓰는 일은 작품 이전에 존재하던 것들에 닿으려고 애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가 전하는 언어는 작품의 얼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드리운 그림자에도 있다. 때로는 얼굴의 표정보다 그림자의 명암이 더 진하다. 11~12쪽
비평이란 칼을 들어 대상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비평은 의미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이다. 날 선 칼보다는 구체적인 사랑의 눈이 더 필요하다. 13쪽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은 나의 세계 안에서 선명한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된다. 이름 부르기는 바깥에 있던 타자를 불러와서 우리의 두 세계를 연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34쪽
살면서 큰 행운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작은 행운은 생각보다 넓고 가볍게 산재해 있어서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발견하는 건 그런 일이다. 그리고 예술 작품은 곳곳의 행운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174~175쪽
작품을 볼 때마다 뒤에 가려진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그것을 만든 사람의 애쓰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렇게 그림의 등을 지켜보며, 지금 목격한 아름다움의 다음 장면이 펼쳐지기를 기다린다. 일할 때 혼자 느끼는 비밀스러운 기쁨이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곁에 머무는 다정, 등을 쓰다듬는 애틋함, 기꺼이 기다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마음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배웠다.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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