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관계의 소멸을 대하는 태도”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는 다양한 관계의 성장통과 변화의 양상을 저자 오수영의 시선으로 풀어낸 산문집이다.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던 유년의 관계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는 위태롭게 휩쓸리기 시작한다. 각자의 입장과 이해가 충돌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저자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차라리 마음이 낡길 바란다고 말한다.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어떻게든 사람 곁에 머물길 바라는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따뜻한 잿빛에 가깝다. 어쩌면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가 얼떨결에 어른이 된 후 관계의 홍수 속을 표류 중인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오수영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한동안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했고 그보다 오래 작가를 꿈꾸며 살았다. 저서로는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목차
* 1부. 기억으로부터
만남없는 세대 15/ 오래된 아이들 17/ 마음이 낡길 바라는 마음 19/ 전혜림과 학림다방 23/ 환절기 26/ 꿈의 몰락 28/ 방랑자의 삶 32/ 빗속의 산책 34/ 맥가이버 아저씨 38/ 우리들의 추억 41/ 몰랐던 당신과 몰랐던 나 46/ 멀어지는 일 48/ 악필의 사연 49/ 녹슬지라도 영원한 53/ 어디로부터 어딘가로 56/ 안개와 연인들 57/ 고전을 읽는 밤 60/ 진심이라는 말 63/ 오래된 서적 65/ 짧은 연애 소설 67/ 영원에 관여하는 71/ 오늘의 선곡 73/
* 2부. 생각으로부터
식물과의 대화 77/ 마음의 생김새 80/ 떠나보내며 82/ 편지의 무게 85/ 사랑과 이별의 말들 86/ 밥벌이의 고단함88/ 날마다 작별하는 91/ 회복실 93/ 빈센트 97/ 사랑과 미로 100/ 기록하는 일 102/ 흔들리는 자화상 104/ 삶의 나침반 108/ 어른의 삶 111/ 자취의 역사 113/ 불면의 밤 118/ 위로 전문가 120/ 해석된 풍경 123/ 길치의 마음 125/ 보통의 삶 128/ 연극의 공간132/ 감정놀음 134/ 이뤄질 수 없는 약속 139/
*3부. 마음으로부터
파리의 청년들 143/ 이국의 거리에서 146/ 목욕탕 가던 날 148/ 달의 영역 151/ 나를 감싸는 시선 153/ 희망이 깃들길 154/ 계절을 앓는 사람들 156/ 회색 취향 160/ 오늘의 기분 162/ 바쁘다고 말하겠습니다 164/ 명절의 아이러니 166/ 냉소를 품은 사람들 169/ 사랑보다 중요한 것들 172/ 독서의 마음 174/ 타인이라는 중력 177/ 일상의 이면 180/ 웃는 얼굴 184/ 낭만의 이면 186/ 뜻밖의 선물 188/ 자백하는 날 189/ 진찰 192/ 유흥의 거리 195/ 항공 노동자의 기록 197
책속으로
우리는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만나지 않는다. 언제나 서로라는 존재의 곁을 맴돌지만 마주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실명을 모르고 서로의 민낯을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꾸며놓은 각자의 공간을 구경하며 그것이 서로의 본모습이라고 믿는다. 이미지가 사람을 대변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서로가 정성껏 꾸며놓은 이미지에 휩쓸리듯 빠져든다. P.15
중심의 궤도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던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통행권을 만들어 간신히 어른의 세상에서 입국했다. 그 후. 매일을 마주하던 우리의 만남은 뜻하지 않게 기약 없는 약속이 되었다. 이따금 만남이 이뤄지는 날의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하얗게 쌓인 비듬 같은 세상의 때를 말없이 털어주기 시작했다. P.17
그렇다면 이 시대의 질병이란 결국은 ‘정신의 결핍과 고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시대정신의 상징이던 우리가 잃어버린 문학청년들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혹은 지금의 청년들은 이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낭만과 문화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데, 오직 문학과 독서만을 고집하는 건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우려일까. P.25
어쩌면 우리의 지루한 일상이 실은 외발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면, 가끔은 일부러 빗물에 기대어 조금은 미끄러져 보는 것도 좋겠다. 결국 메마른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그리고 생각의 각도를 틀어주는 것은 미끄러짐처럼 우리가 흔히 실수라고 여기는 것들이 아닐까. 빗속의 산책은 순전한 낭만으로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에 잔잔한 안정과 평온을 안겨준다. P.37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본모습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상대방의 이미지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가깝길 바라는 욕심에 모든 감정과 마음을 소모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오래전 서로를 잠시나마 알았던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때는 서로를 잘 안다고 믿었는데. 실은 우리가 서로에게 무엇을 원했는지를 이제야 알게 되었지요. P.47
끊임없이 변하는 지평 위에 나는 서 있다. 영원이라 믿었던 것들도 세월과 현실 앞에서는 어느새 모습을 바꾼다. 다만 변화와 타협에 맞서는 자신과의 소리 없는 싸움만이 지루하게 펼쳐진다. 뜨겁던 열망과 열정, 그리고 온전히 내 것이었던 정신과 인식조차 휩쓸리려 한다. P.54
오래된 서적 속 젊은 시절의 엄마가 남겨둔 흔적들을 따라간다. 내가 밑줄을 긋고 싶은 곳마다 이미 밑줄이 그어져 있고, 인상 깊은 페이지마다 종이는 색이 바래져 있다. 샐린저의 책 속에 숨어들어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는 일이란, 낯설지만 나를 닮은 누군가를 처음부터 다시 알아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책의 마지막 장에 닿을 무렵의 나는 지금보다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다. P.66
책 소개
“관계의 소멸을 대하는 태도”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는 다양한 관계의 성장통과 변화의 양상을 저자 오수영의 시선으로 풀어낸 산문집이다.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던 유년의 관계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는 위태롭게 휩쓸리기 시작한다. 각자의 입장과 이해가 충돌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저자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차라리 마음이 낡길 바란다고 말한다.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어떻게든 사람 곁에 머물길 바라는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따뜻한 잿빛에 가깝다. 어쩌면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가 얼떨결에 어른이 된 후 관계의 홍수 속을 표류 중인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오수영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한동안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했고 그보다 오래 작가를 꿈꾸며 살았다. 저서로는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목차
* 1부. 기억으로부터
만남없는 세대 15/ 오래된 아이들 17/ 마음이 낡길 바라는 마음 19/ 전혜림과 학림다방 23/ 환절기 26/ 꿈의 몰락 28/ 방랑자의 삶 32/ 빗속의 산책 34/ 맥가이버 아저씨 38/ 우리들의 추억 41/ 몰랐던 당신과 몰랐던 나 46/ 멀어지는 일 48/ 악필의 사연 49/ 녹슬지라도 영원한 53/ 어디로부터 어딘가로 56/ 안개와 연인들 57/ 고전을 읽는 밤 60/ 진심이라는 말 63/ 오래된 서적 65/ 짧은 연애 소설 67/ 영원에 관여하는 71/ 오늘의 선곡 73/
* 2부. 생각으로부터
식물과의 대화 77/ 마음의 생김새 80/ 떠나보내며 82/ 편지의 무게 85/ 사랑과 이별의 말들 86/ 밥벌이의 고단함88/ 날마다 작별하는 91/ 회복실 93/ 빈센트 97/ 사랑과 미로 100/ 기록하는 일 102/ 흔들리는 자화상 104/ 삶의 나침반 108/ 어른의 삶 111/ 자취의 역사 113/ 불면의 밤 118/ 위로 전문가 120/ 해석된 풍경 123/ 길치의 마음 125/ 보통의 삶 128/ 연극의 공간132/ 감정놀음 134/ 이뤄질 수 없는 약속 139/
*3부. 마음으로부터
파리의 청년들 143/ 이국의 거리에서 146/ 목욕탕 가던 날 148/ 달의 영역 151/ 나를 감싸는 시선 153/ 희망이 깃들길 154/ 계절을 앓는 사람들 156/ 회색 취향 160/ 오늘의 기분 162/ 바쁘다고 말하겠습니다 164/ 명절의 아이러니 166/ 냉소를 품은 사람들 169/ 사랑보다 중요한 것들 172/ 독서의 마음 174/ 타인이라는 중력 177/ 일상의 이면 180/ 웃는 얼굴 184/ 낭만의 이면 186/ 뜻밖의 선물 188/ 자백하는 날 189/ 진찰 192/ 유흥의 거리 195/ 항공 노동자의 기록 197
책속으로
우리는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만나지 않는다. 언제나 서로라는 존재의 곁을 맴돌지만 마주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실명을 모르고 서로의 민낯을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꾸며놓은 각자의 공간을 구경하며 그것이 서로의 본모습이라고 믿는다. 이미지가 사람을 대변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서로가 정성껏 꾸며놓은 이미지에 휩쓸리듯 빠져든다. P.15
중심의 궤도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던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통행권을 만들어 간신히 어른의 세상에서 입국했다. 그 후. 매일을 마주하던 우리의 만남은 뜻하지 않게 기약 없는 약속이 되었다. 이따금 만남이 이뤄지는 날의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하얗게 쌓인 비듬 같은 세상의 때를 말없이 털어주기 시작했다. P.17
그렇다면 이 시대의 질병이란 결국은 ‘정신의 결핍과 고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시대정신의 상징이던 우리가 잃어버린 문학청년들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혹은 지금의 청년들은 이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낭만과 문화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데, 오직 문학과 독서만을 고집하는 건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우려일까. P.25
어쩌면 우리의 지루한 일상이 실은 외발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면, 가끔은 일부러 빗물에 기대어 조금은 미끄러져 보는 것도 좋겠다. 결국 메마른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그리고 생각의 각도를 틀어주는 것은 미끄러짐처럼 우리가 흔히 실수라고 여기는 것들이 아닐까. 빗속의 산책은 순전한 낭만으로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에 잔잔한 안정과 평온을 안겨준다. P.37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본모습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상대방의 이미지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가깝길 바라는 욕심에 모든 감정과 마음을 소모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오래전 서로를 잠시나마 알았던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때는 서로를 잘 안다고 믿었는데. 실은 우리가 서로에게 무엇을 원했는지를 이제야 알게 되었지요. P.47
끊임없이 변하는 지평 위에 나는 서 있다. 영원이라 믿었던 것들도 세월과 현실 앞에서는 어느새 모습을 바꾼다. 다만 변화와 타협에 맞서는 자신과의 소리 없는 싸움만이 지루하게 펼쳐진다. 뜨겁던 열망과 열정, 그리고 온전히 내 것이었던 정신과 인식조차 휩쓸리려 한다. P.54
오래된 서적 속 젊은 시절의 엄마가 남겨둔 흔적들을 따라간다. 내가 밑줄을 긋고 싶은 곳마다 이미 밑줄이 그어져 있고, 인상 깊은 페이지마다 종이는 색이 바래져 있다. 샐린저의 책 속에 숨어들어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는 일이란, 낯설지만 나를 닮은 누군가를 처음부터 다시 알아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책의 마지막 장에 닿을 무렵의 나는 지금보다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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