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된 이미지, 그 겹겹의 결들이 춤추는
‘그림자’와 ‘새벽’의 시간
독창적인 스타일의 글쓰기,『분더카머』의 저자 윤경희의 두 번째 책
『분더카머』로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찬사를 한몸에 받은 윤경희의 두 번째 저서 『그림자와 새벽』이 출간되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그림자’와 ‘새벽’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기억으로 채워져 있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글들은 작가가 꾼 꿈을 기록한 짧은 메모로 시작된다. 그녀가 경험했으나 정확히 기술하거나 보전할 수 없는 사건과 사물에 대한 기록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꿈에 잇대어 끊임없이 더 많은 이야기를 불러일으킨다.
차이와 동질성이 뒤바뀜을 반복하는 시간
꿈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록된 꿈에는 이해불가한 사건들과 일치하지 않는 질감의 사물, 자연현상들이 서로 연결되고 이어지는 연속이 있다. 의문을 품고서도 우리는 기꺼이 꿈에 귀를, 아니 영혼을 온통 내어준다. 꿈 이야기만큼 아름다움과 가능성의 물결로 넘실대는 것이 또 있을까.
문학은 인간 공동체의 언어를 다 담아내면서 매 순간 새로 형성된다. 단추인지 조약돌인지 모호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자양의 이야기가 풀려 나올 최초의 말. 우리는 누구의 것도 아닌 그것을 하나 꺼내놓음으로써 누구나 보태고 나눌 글쓰기를 시작한다. _‘단추와 조약돌’ 중
이 책은 전작보다 더 저자의 내밀한 취향과 관심사가 소개되어 있다. 그녀가 단숨에 매혹되어버린 가난한 마녀와 조약돌 수프에 관한 민담 ‘단추와 조약돌’은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든 조금 늦게 알거나 깨닫는 사람처럼 자신을 드러낸다.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뒤늦게 읽었다고 말하고 이미 지나치고도 남았을 시간을 두고도 다시 사물과 꿈의 현장으로 돌아간다. 망막이 피로해지도록 맺힌 잔상의 기억을 이끌고 현재와 과거 그리고 꿈과 현실의 경계로 오는 ‘감광과 잔상’은 탐조등을 들어 비춰 그것들의 연결이 어떤 이야기가 되어갈지 알아차리게 한다. 웃는 얼굴의 조약돌에 집약된 고인류의 기억, ‘마카판스갓의 조약돌’은 어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았던 물과 식물, 새의 부리나 돌의 표면을 더 깊이 응시하고 그것들에 스민 흔적을 읽어내는 것. 하나의 돌멩이에 결부된 사람들과 고대의 인류까지 찾아가 그들이 나누었을 인간됨의 기쁨과 잔상처럼 전해져온 사랑의 흔적을 아끼며 살피고 이야기해준다.
작가는 각각의 이야기에서 수치, 무게, 어떤 사건이 발생한 연도, 지질과 기후, 사물의 모양, 그것을 하늘에서 보았을 때, 광막한 어둠의 공간에서 보았을 때, 그리고 인체의 무한한 조각들이 삶이 어떤 자리에서 울리고 아프며 어둡게 저물거나 빛에 감응하는지 세밀하게 그려주듯 써 내려가고 있다. 어둠의 이미지들, 시차와 환경, 이동과 이주에 의한 변화, 날아들고 날아가는 새들과 곤충들, 멈추어 자라나는 식물과 눈이 감지하지 못한 이동을 이루는 포자들의 움직임까지.
꿈은 일상의 매혹적인 순간을 일렁이며 보여주는 연못처럼 존재하기도 한다. 기록된 꿈이 그날 그가 꾼 꿈의 정확한 기록인지 손상되거나 복구된 기록인지, 혹은 잔여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꿈을 통해서 설명해낼 수 없던 너와 나, 내 안의 수많은 이미지의 관계성과 시간의 혼돈에 자신을 적시듯 내어준다.
수없이 많은 차이와 동질성이 자리를 뒤바꾸는, 그것을 통해 서로를 끊임없이 불러내고 교환하며 남기길 반복하는 시간. 작가는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이 애정하는 존재들을 끊임없이,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의 존재들,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 글귀들이 불러일으킨 모서리들, 조그마한 움직임들이 멈추지 않아서 당신의 꿈으로 그녀의 문장이 스밀지도 모른다.
압축된 이미지, 그 겹겹의 결들이 춤추는
‘그림자’와 ‘새벽’의 시간
독창적인 스타일의 글쓰기,『분더카머』의 저자 윤경희의 두 번째 책
『분더카머』로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찬사를 한몸에 받은 윤경희의 두 번째 저서 『그림자와 새벽』이 출간되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그림자’와 ‘새벽’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기억으로 채워져 있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글들은 작가가 꾼 꿈을 기록한 짧은 메모로 시작된다. 그녀가 경험했으나 정확히 기술하거나 보전할 수 없는 사건과 사물에 대한 기록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꿈에 잇대어 끊임없이 더 많은 이야기를 불러일으킨다.
차이와 동질성이 뒤바뀜을 반복하는 시간
꿈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록된 꿈에는 이해불가한 사건들과 일치하지 않는 질감의 사물, 자연현상들이 서로 연결되고 이어지는 연속이 있다. 의문을 품고서도 우리는 기꺼이 꿈에 귀를, 아니 영혼을 온통 내어준다. 꿈 이야기만큼 아름다움과 가능성의 물결로 넘실대는 것이 또 있을까.
문학은 인간 공동체의 언어를 다 담아내면서 매 순간 새로 형성된다. 단추인지 조약돌인지 모호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자양의 이야기가 풀려 나올 최초의 말. 우리는 누구의 것도 아닌 그것을 하나 꺼내놓음으로써 누구나 보태고 나눌 글쓰기를 시작한다. _‘단추와 조약돌’ 중
이 책은 전작보다 더 저자의 내밀한 취향과 관심사가 소개되어 있다. 그녀가 단숨에 매혹되어버린 가난한 마녀와 조약돌 수프에 관한 민담 ‘단추와 조약돌’은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든 조금 늦게 알거나 깨닫는 사람처럼 자신을 드러낸다.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뒤늦게 읽었다고 말하고 이미 지나치고도 남았을 시간을 두고도 다시 사물과 꿈의 현장으로 돌아간다. 망막이 피로해지도록 맺힌 잔상의 기억을 이끌고 현재와 과거 그리고 꿈과 현실의 경계로 오는 ‘감광과 잔상’은 탐조등을 들어 비춰 그것들의 연결이 어떤 이야기가 되어갈지 알아차리게 한다. 웃는 얼굴의 조약돌에 집약된 고인류의 기억, ‘마카판스갓의 조약돌’은 어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았던 물과 식물, 새의 부리나 돌의 표면을 더 깊이 응시하고 그것들에 스민 흔적을 읽어내는 것. 하나의 돌멩이에 결부된 사람들과 고대의 인류까지 찾아가 그들이 나누었을 인간됨의 기쁨과 잔상처럼 전해져온 사랑의 흔적을 아끼며 살피고 이야기해준다.
작가는 각각의 이야기에서 수치, 무게, 어떤 사건이 발생한 연도, 지질과 기후, 사물의 모양, 그것을 하늘에서 보았을 때, 광막한 어둠의 공간에서 보았을 때, 그리고 인체의 무한한 조각들이 삶이 어떤 자리에서 울리고 아프며 어둡게 저물거나 빛에 감응하는지 세밀하게 그려주듯 써 내려가고 있다. 어둠의 이미지들, 시차와 환경, 이동과 이주에 의한 변화, 날아들고 날아가는 새들과 곤충들, 멈추어 자라나는 식물과 눈이 감지하지 못한 이동을 이루는 포자들의 움직임까지.
꿈은 일상의 매혹적인 순간을 일렁이며 보여주는 연못처럼 존재하기도 한다. 기록된 꿈이 그날 그가 꾼 꿈의 정확한 기록인지 손상되거나 복구된 기록인지, 혹은 잔여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꿈을 통해서 설명해낼 수 없던 너와 나, 내 안의 수많은 이미지의 관계성과 시간의 혼돈에 자신을 적시듯 내어준다.
수없이 많은 차이와 동질성이 자리를 뒤바꾸는, 그것을 통해 서로를 끊임없이 불러내고 교환하며 남기길 반복하는 시간. 작가는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이 애정하는 존재들을 끊임없이,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의 존재들,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 글귀들이 불러일으킨 모서리들, 조그마한 움직임들이 멈추지 않아서 당신의 꿈으로 그녀의 문장이 스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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